英 해리왕자 “탈레반 병사 사살했다”

입력 2013-01-22 19:42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28) 왕자가 2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이 아군의 목숨을 구하려 탈레반 전사들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누드 파티를 벌인 사진이 공개된 뒤 아프간에 보내진 해리 왕자는 아파치헬기 조종사 ‘캡틴 웨일스’로 5개월간 근무했다. 귀국을 앞두고 아프간의 영국군 기지인 캠프 배스션에서 언론들과 연쇄인터뷰를 가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헬기를 몰면서 적을 사살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동료들이 그랬듯이 나도 그랬다”며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 그게 여기서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상군을 호위하거나 구출하는 임무를 맡은 해리 왕자는 662명의 동료들과 함께 수십 차례 출격했고 때때로 로켓과 미사일을 탈레반 군인들을 향해 쏘았다. 영국 왕족이 전투지역에서 교전한 것은 25년 전 포클랜드 해전에 참가한 삼촌 앤드루 왕자 이후 처음이다.

해리 왕자의 아프간 근무는 이번이 두 번째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보다 ‘캡틴 웨일스’의 인생을 선택한 그는 샌드허스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이듬해인 2007년 아프간에서 10주간 근무했다. 한 잡지에 그의 근무지가 공개되면서 소환됐다. 그는 아프간에 다시 가기 위해 헬기 조종사 훈련을 자청했다.

라스베이거스 누드 파티 사건에 대해 그는 “나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다른 사람들까지 실망시켰다”고 반성하면서도 “그곳은 나의 개인적인 공간이었고, 사생활은 보장돼야 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해리 왕자는 귀국한 뒤에는 부상 병사들을 위한 자선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