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王’ 장쩌민 퇴장하나… 고위직 장례식서 명단 뒤로 밀려, 은퇴 수순인듯

입력 2013-01-22 19:42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21일 베이징에서 거행된 양바이빙(楊白氷) 전 중앙군사위 비서장 장례식에 관한 보도에서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보다 뒤에 거명돼 그가 정계 은퇴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양바이빙에 애도를 표한 당 지도부 명단을 전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에 이어 신임 상무위원 5명까지 언급한 뒤 맨 뒤에 장쩌민 이름을 넣었다.

신임 상무위원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보다 뒤에 명단이 올랐으니 장쩌민 앞에 위치한 지도부 인사는 무려 11명이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나 국영 CCTV도 마찬가지였다. 장쩌민이 장례식장에 보낸 화환도 새로 선출된 상무위원들보다 뒤에 배치됐다.

장쩌민이 공식 행사에서 상무위원들보다 뒤에 거명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18차 당 대회 전까지는 항상 후진타오에 이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았다. 시진핑 체제 출범 직후인 지난해 11월 27일 열린 딩광쉰(丁光訓) 전 정협 부주석 장례식에서도 장쩌민은 후진타오, 시진핑에 이어 서열 3위 대접을 받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장쩌민이 정치 무대에서 물러나는 길에 접어들었다”고 정치 분석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바이빙은 국가 주석과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낸 양상쿤(陽尙昆)의 동생으로 형과 함께 ‘양자장(陽家將·양씨 집안의 장군)’으로 불리며 과거 군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