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009년 취임사와 달라진 점 ‘공화당 함께 논의’→ ‘나를 따르라’

입력 2013-01-22 19:4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사는 4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국 언론들은 2009년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야심찬 지도자에서 정치 현실을 절감한 대통령으로 바뀐 현재 모습이 반영됐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파와 인종을 초월해 함께 가야 한다고 역설했던 첫 취임사와는 달리 약간의 불만과 조바심이 섞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반대론자, 특히 공화당 강경보수주의자들에게 ‘이리 와서 같이 논의하자’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절대주의(absolutism)를 원칙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대목은 공화당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빈곤층(the poor)’ ‘가난(poverty)’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한 점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4년 전 ‘어려운 사람들(the struggling)’이라는 수사적 표현을 써 빈곤층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진보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취임식을 앞두고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톰 브라운’ 브랜드의 감청색(네이비블루) 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벨트, 구두는 중저가 의류브랜드 ‘제이크루’였다. 밤에 열린 축하파티에선 대만계 미국 디자이너 제이슨 우가 제작한 붉은색 드레스를 입었다.

미셸은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오찬장에서 바로 옆에 앉은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이 건넨 말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너는 재정절벽 협상 과정에서 오바마와 수차례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한편 공화당은 하원 규칙위원회에 연방정부의 부채 법정상한을 5월 19일까지 4개월 한시적으로 증액하는 법안을 21일 오바마 재선 취임식에 맞춰 제출했다. 공화당은 23일 이 법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이날 한국 군인 표세우(47) 대령이 미 2사단 캠프케이시(동두천) 헬기장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워싱턴D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축하연에 참석한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이 특별한 날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해 부통령님과 대통령님께 축하를 전한다”고 축하했다. 표 대령은 “지난 60년간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 돼 왔다”며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어떠한 위협도 억제하고 언제 어디서나 싸워 이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계속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