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 커피믹스 시장 ‘뜨거운 전쟁’

입력 2013-01-22 19:35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격돌하던 커피믹스 시장에 타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올해 더욱 뜨거운 ‘커피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농심은 22일 녹용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커피믹스 ‘강글리오 커피’를 오는 28일 출시하며 커피믹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칸타타’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 11월 ‘골든카페 모카골드’를 내놓은 서울우유에 이어 최근 1년 새 나온 세 번째 출사표다.

지난해 커피믹스 시장은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3년째 성장세 없이 정체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신규 업체들의 진입으로 경쟁은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AC닐슨이 발표한 지난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동서식품이 79.6%로 1위, 남양유업(12.6%)이 2위에 올랐으며 네슬레(5.1%)와 롯데칠성음료(1.4%)가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애초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이 90%, 네슬레가 10%를 나눠 갖다가 2010년 남양이 프렌치카페를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남양이 출시 6개월 만에 네슬레를 제치고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남양의 성공 이후 신규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 칸타타는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1%대에 그쳤고, 서울우유 골든카페 모카골드의 경우는 유통 노하우 미숙으로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농심은 기능성 제품을 내세웠다. 농심은 ‘강글리오 커피’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을 함유했다고 설명했다.

강글리오사이드는 모유, 녹용 등에 들어있는 신체기능유지 활성물질로, 한방에서는 뇌의 기능을 좋게 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길러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농심 측은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이 커피에 적용된 것은 국내 최초”라며 기능성 커피믹스라는 차별화된 시장을 열어 3년 내 두 자릿수로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커피를 맛이 아닌 건강을 고려해 고르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가격도 기존 커피믹스(약 130∼150원)보다 4배 정도 비싼 500원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