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택배단가 인상의 ‘이상한 논리’
입력 2013-01-23 01:24
택배단가를 인상키로 한 현대로지스틱스의 논리에 대해 소비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택배업계 2위 현대로지스틱스는 22일 택배단가를 박스당 500원 인상키로 한 이유는 택배기사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극한 경쟁에 따른 택배단가 하락으로 유류비 감당도 어려운 택배기사들의 처우를 개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단가를 올렸다”며 “전체 고객 중 80%를 차지하는 홈쇼핑업체 등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이달부터 계약 시 단가 인상의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택배기사가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받는 수입은 상자 1개당 700원, 월평균 200만원 안팎이다.
하지만 해마다 택배회사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택배기사 처우 개선을 택배회사가 부담하지 않고 단가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10년 사이 택배 이용자 수가 4배, 물량 규모가 5배가량 늘어 매출 등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권교체기를 틈타 가격을 인상하면서 업계의 논리를 대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택배 이용횟수는 2002년 13.2회에서 지난해에는 55.9회로 4배 이상 늘었다. 물량 규모도 2000년 2억5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14억6000만 상자로 5배가량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지스틱스의 매출은 2011년 7200억원에서 지난해 7800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2010년 120억원에서 2011년 15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택배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현대로지스틱스가 재원 마련 등으로 부담을 지면 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택배가 차지하는 부분은 43% 수준이며 이익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