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엑소더스… 2012년 12월 9조4000억 감소
입력 2013-01-22 19:22
지난 연말 은행 정기예금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에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국내 은행의 만기도래 정기예금이 11조7000억원 감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은행 정기예금은 지난달에만 9조4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정기예금 잔액이 16조1000억원 늘었지만, 이는 2011년 증가 폭(69조4000억원)의 23.2%에 불과한 수치다.
금감원은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투자대기 성격의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정기예금이 12조원 가까이 급감하는 동안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12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하향 조정된 것도 정기예금의 감소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국내 내수경기 부진 탓에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은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말 하루 이상 원금을 갚지 못한 원화대출 연체율은 1.0%로 2011년 말보다 0.11% 포인트 높아졌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 연체율은 2011년 말보다 0.08% 포인트 오른 1.18%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1년 말보다 0.14% 포인트 오른 0.81%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각 0.74%, 0.94%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은행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고,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1.9%로 설정할 방침이다. 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것을 감안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 연장 시 문제가 없으면 은행들이 차주에게 무리하게 상환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고, LTV(담보 인정 비율) 초과분에 대해서는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 부원장보는 “중소기업과 가계 빚의 부담 경감 방안, 저신용·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