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독 인문학 강좌’ 진행 고재백 기문연 대표] “기독인들 ‘지성’위해 인문학 필요”
입력 2013-01-22 20:55
교계에 ‘인문학 붐’이 일고 있다. 최근 잇따라 개설되고 있는 크리스천 인문학 강좌 가운데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기독인문학연구원(기문연)의 고재백(49) 대표를 22일 만났다. 기문연은 10여년 전에 설립된 현대기독교아카데미(현 현대기독연구원·대표 김동춘 교수)에서 인문학 분야만 전담하기 위해 지난해 분립된 단체다. 기문연은 이달 초부터 각각 8주 과정으로 ‘기독교 철학의 이해’와 ‘영국 복음주의 지성의 흐름’ 강좌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강좌의 초점은 어디에 두고 있나.
“‘기독교 철학의 이해’ 과정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헬레니즘 시대 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기 기독교 철학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되어 갔는지 다룬다. ‘영국 복음주의 지성의 흐름’ 강좌에서는 유럽 복음주의의 형성과정과 영국 복음주의 사상가들의 사상과 활약을 들여다본다. 이러한 역사적 지식을 통해 한국 교회와 교인들이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부분을 짚어보고, 유럽 복음주의의 고귀한 전통을 이어받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강의 내용의 난이도와 수강생들의 수준은.
“기본적으로 대중 강좌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풀어서 설명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목회자와 신학생, 기업체 대표와 전문직 종사자, 주부와 대학생 등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강좌 참여도와 질문 내용, 수준 등을 감안해볼 때 강좌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게 된 취지는.
“기본적으로는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독인문학 강좌가 현재 한국교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나.
“인문학이란 바로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아진 것 아닌가 하는 반성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와 더불어 솟아나는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갈망이 우리 사회에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크리스천들이 인문학을 접할 때는 어떤 접근이 필요한가.
“기독인이라면 우선 기독교적 정체성을 바탕에 둬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와 영역의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뿐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 한국교회와 사회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가능해진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크리스천들에게 도움말을 해주신다면.
“신앙생활은 스스로 사고하고 결단하며 실천하는 수행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성과 더불어 지성이 필요하다. 지성 없는 영성은 맹목이 될 수 있다. 인문학적 소양은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