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이상 “종교 자유 침해받고 있다”
입력 2013-01-22 18:40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종교적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 전문 리서치업체 바나그룹은 미국 전역의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종교 자유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의 51%가 “향후 5년 동안 미국에서 종교 자유가 더 침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매우 우려’는 29%, ‘약간 우려’는 22%였다. 기독교인 중에 ‘매우 우려된다’고 답한 비율은 71%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33%, 기독교인의 60%는 “이미 지난 10년간 종교 자유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반(反)동성애 발언 때문에 대통령 취임식 축도자에서 밀려난 것과 크리스천 기업인 하비로비사가 직원들 건강보험료에 낙태 비용을 포함시키라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거부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된 것 등이 최근의 종교 자유 침해 사례로 꼽힌다.
종교 자유가 침해되는 원인에 관해선 전통적 기독교 가치관과 배치되는 세력의 조직적인 노력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57%가 “기독교 가치관을 미국 사회에서 퇴출시키려는 특정 세력의 노력 때문에 종교 자유가 침해됐다”고 답했으며, 31%는 “기독교 가치관을 퇴출시키는 일에 가장 열심인 세력은 동성애 옹호단체”라고 지적했다.
종교 자유 침해에 관한 우려는 컸지만 기독교 가치관을 사회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
“기독교 가치관이 공공영역에서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으며, 66%가 “미국의 미래 비전을 지배해야 하는 가치관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데이비드 키너만 바나그룹 대표는 “미국은 점차 다종교 국가가 돼 가고 있기 때문에 공공영역에서 전통적 기독교 가치관을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계층을 세심하게 설득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