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레지스탕스’ 한지 김상옥 의사, 서울시가전 기념대회
입력 2013-01-22 18:36
일제 시절, 서울 한복판 경찰서를 향해 폭탄을 던지고 일제 경찰과 교전을 벌였던 ‘한국판 레지스탕스’ 한지 김상옥(1890∼1923·사진) 의사의 ‘일제하 서울시가전 승리 90주년’ 기념대회가 22일 서울 효제초등학교에서 교계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상옥 의사는 동대문감리교회 출신 독립운동가다. 가난 때문에 8살 때부터 공원으로 일했으며 13세 때 기독교 신앙을 접했다. 20세에 동흥야학교를 설립, 사회계몽·민족교육을 시작했다. 22살에 이필주(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기독교대표) 목사의 지도로 한국 YMCA 청년부장을 지냈다.
김 의사는 동대문 안(현 서울 종로6가)에서 교회서점을 내고 성경을 보급하는 권서인(勸書人)으로 활동했다. 전국 교회를 돌며 복음 전도와 매약행상이 끝나면 반드시 청중들에게 애국심을 촉구하며 민족독립의식을 고취시켰다. 그는 1922년 겨울, 무기를 휴대하고 안홍한, 오복영 등과 함께 서울에 잠입해 거사 기회를 엿봤다. 이듬해 1월 12일 밤 당시 일제식민통치의 근간이었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열사는 열흘 뒤 일본 경찰과 교전한 끝에 순국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남궁황 동대문감리교회 원로 장로는 “김 의사는 당시 동대문감리교회에서 33세로 소천할 때까지 18년 동안 신앙생활을 한 크리스천”이라며 “암울했던 일제하 교회 안에서 성경을 제작하고 독립운동을 했으며 기독교 정신으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