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연중기획-한국교회 근본으로 돌아가자] (6) 선교
입력 2013-01-22 18:39
‘복음의 불길’ 다시 지필 주인공은 청년 기독인 청년 선교사 비율은 감소… ‘영적 재무장’ 필요
초교파 선교단체인 국제예수전도단(YWAM)의 설립자인 로렌 커닝햄 목사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젊은 세대 안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48년 한국에선 ‘굶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기도했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이후 부흥을 이룬 한국교회는 앞으로 선교사 10만명을 파송하는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복음의 불모지에서 ‘선교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에서 복음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게 할 주 대상은 청년 크리스천이라는 지적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커닝햄 목사의 지적을 한국교회와 교단, 선교 단체 등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선교 과제로 해석했다.
22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한국의 파송 선교사 수는 2004년 1만2159명에서 지난해 말 2만5665명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으나, 오히려 한국선교의 위기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제부터 아예 파송 2위 국가라는 말을 쓰지 말고 질적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위상에 안주할 경우 한국선교는 쇠락의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2012년 한국 선교현황-감소와 성숙(Missions from Korea 2012: Slowdown and Maturation)’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해외에 보낸 선교사 중 20∼30대는 32.9%로 40대의 42.7%보다 훨씬 적었다. 더욱이 40∼50대를 합하면 62.1%로 20∼30대의 배에 달했다.
젊은이들의 선교 열정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군대, 취업, 결혼 등 현실적 문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청년 선교사의 헌신이 열매를 맺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러다보니 선교소명을 감당하려는 연령이 갈수록 높아져 ‘고령 선교사’ 현상이 보편화 될 조짐마저 보인다. 한 선교 전문가는 “최근 선교단체의 훈련 코스에 참여하는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긴 곳이 많다”고 말했다.
청년 선교사 비율이 낮다는 것은 많은 문제점으로 이어진다. 이는 척박한 선교지에서 패기 있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지 쏠림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청년 선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전문 훈련기관뿐 아니라 캠퍼스 선교단체나 주일학교 등에서 어릴 때부터 구체적인 비전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막연히 선교사의 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선교와 선교지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절감토록 하는 등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외형적 인프라를 갖추더라도 선교의 근본정신이 빠져 있다면 시행착오가 반복될 수 있다. 선교사 훈련 과정에서 현지어와 문화를 비롯한 ‘선교기술’을 갖추는 것뿐 아니라 굳건한 영성을 심어주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소말리아 등지에서 기독교 박해가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등 앞으로의 선교환경은 더욱 척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의 문이 닫히는 곳이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선교사 훈련 과정에서 영성의 기초를 세우는 게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니어선교한국 대표인 이시영 장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투철하지 않다면 사탄과의 싸움에서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고 선교지에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현지 사정을 놓고 주판알을 튕긴 뒤 선교지를 택할 게 아니라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간절하게 기도하고 응답받도록 영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