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큰소리치더니… ‘횡설男’에 뻥뚫린 인수위
입력 2013-01-22 19:34
‘북한 해킹’ 소동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괴청년이 난입해 기자회견까지 여는 일이 벌어졌다. ‘철통보안’을 자랑하던 인수위가 정작 출입자 통제에는 허술했다.
정장을 차려입은 한 남성은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기자실 단상에 올라 “저는 경기도 안양에 사는 83년생 이현성”이라고 소개한 뒤 “이 자리에서 말씀을 전할 기회를 주신 높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제 한 몸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걸 바치겠다. 모든 악재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우산이 되겠다”는 말만 남기고 퇴장했다.
어리둥절해하는 취재진이 쫓아가 신상과 회견 이유를 묻자 “이번에 신설된 대통령 직속기관 청년위원회에서 일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청년특별위원장이다”고 말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는 “사랑한다”고 했고 “평소 안양시장 정도 해볼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정문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지 않고 인수위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과 5분간 면담을 가진 이 남성은 서울 종로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