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후속 조치] 또 오후4시, 이러다 ‘4시 정부’ 될라… “검증 최소화 노렸나” 비판 시각도

입력 2013-01-22 19:57


“또 4시….”

22일 오후 3시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의 휴대전화에 ‘오후 4시 정부조직개편 후속 조치 발표 예정’이란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인수위가 중요한 내용을 오후 4시에 발표하기는 이번을 포함해 세 번째다. 4일 인수위원 명단, 21일 청와대 조직 개편안이 모두 이 시간에 발표됐다. 15일 정부조직 개편안은 4시에 예고됐다가 한 시간 늦춰져 5시에 나왔다. ‘오후 4시의 법칙’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11일 외부 전문가 추가 임명 발표는 오후 4시35분이었다.

‘오후 4시 ○○ 발표’ 공지는 갈수록 기습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를 알리는 인수위 행정실의 문자 공지는 오후 12시40분이었고, 청와대 조직 개편안 공지는 오후 1시40분이었다. 그나마 발표 2∼3시간 전에 알려주다가 이날은 불과 1시간 전에 문자를 보내 인수위 기자실을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통상 언론 브리핑은 오전 10시, 오후 2시에 하는 게 정부부처 관례다.

‘오후 4시의 법칙’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보안주의’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전날 공지되면 밤사이 발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박 당선인이 인수위 내부에조차 최대한 늦게 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오전까지도 발표 여부를 모르는 인수위원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발표 시점을 늦춰 언론의 검증을 최소화하려는 전략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출마선언 등 굵직한 현안을 주로 오후 3시에 발표했다. 그의 말 한마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주식시장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언론 브리핑 기준시간으로 한 것이다.

한편 이날 발표에는 정부조직개편 작업을 주도한 국정기획조정분과 유민봉 간사와 강석훈, 옥동석 위원 등 ‘3인방’이 브리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번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때는 유 간사만 나왔고 강 위원은 기자실 뒤편에서 브리핑을 지켜봤으며 옥 위원은 아예 없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