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성서 속의 지명 1500여곳 다 담았다… ‘GPS 성경지명사전’

입력 2013-01-22 20:56


GPS 성경지명사전/홍순화 지음/한국성서지리연구원

예루살렘, 갈릴리, 가버나움, 소돔, 고모라, 나사렛, 가이사랴 빌립보, 세겜…. 성경에는 수많은 지명이 나온다. 그럼, 성경 속에는 몇 개의 지명이 있을까? 한국성서지리연구원장 홍순화 목사는 성경에 약 1500여곳의 지명이 나온다고 밝힌다. 성경에 나온 장소들의 중요한 배경이 되는 나라만도 12개국에 이른다. 성경은 모든 종교의 경전 중에서 유일하게 지리적인 개념과 메시지가 들어가는 경전이라는 말도 있다.

따라서 성경 속 지리와 관련해 그 땅을 모르면 실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성경에는 히브리 민족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기에 우리로서는 생소한 지명이 많다. 그래서 설교자들이 실수할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광주’나 ‘신사동’을 외국인들이 접했다고 치자. 이들에게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 강남구 신사동과 은평구 신사동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에도 헷갈릴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성경에도 같은 이름이지만 다른 지역을 표시하는 동명이지(同名異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홍 목사에 따르면 성서의 땅에 베들레헴은 두 곳, 벳세메스는 네 곳이 있다. 그래서 성서지리학자들은 “성경의 공간개념을 이해해야만 성경을 올바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지리와 지명을 모르면 성경의 절반을 모르는 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성경 속 1500여곳의 지명이 모두 수록되어 있다. 책 한 권으로 성경 속 모든 지명을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지구측위시스템)로 성경의 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책에는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성지를 구글지도나 스마트폰내의 지도를 통해 볼 수 있도록 좌표가 수록되어 있다.

홍 목사의 도움으로 ‘가이사랴 빌립보’를 찾아보았다. 간단했다. 책 28쪽에 나와 있는 가이사랴 빌립보 밑에 기록된 좌표를 그대로 구글지도가 내장된 스마트폰에 입력해보았다. ‘33 14 54. 64, 35 41 40. 57’을 입력했더니 가이사랴 빌립보가 스마트폰에 나왔다. 장소를 확대, 축소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린 사진을 통해 현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과거 같았으면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했음직한 방식이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기록된 성지의 좌표는 성경을 공부하는 사람들과 성지를 직접 답사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홍 목사에 따르면 성지의 일부분은 장소 찾기가 극히 어려운 곳이기에 GPS 수신장치를 이용하면 잘못된 장소로 가거나 방황하는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책은 공간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지도 100여점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국내 성서지리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인 홍 목사가 카메라와 GPS 기계를 갖고 성지 답사를 행한 생생한 기록이다. 서울장신대 교수이자 주심교회 담임인 저자는 그동안 성서지리의 중요성을 인식, 성서의 땅을 수없이 답사했다. 그동안 찍은 사진만도 30만장이 넘는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 같은 장소를 다섯 번까지 찾기도 했다. 이 책에 기록된 성지의 좌표는 대부분 현장에서 직접 작성한 좌표다. 엄청난 노작(勞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정치적 상황 때문에 밟을 수 없는 장소에 대한 기록들도 많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고고학과의 요셉 가르핀켈 교수는 “이 책은 성서에 나오는 장소와 관련된 기념비적 작품”이라면서 “이스라엘 현지 학자들보다 더 정확하게 성지를 알고 있는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목회자나 신학생 등 설교자들에게 꼭 필요하며, 일반 성도들도 성경 옆에 두고 사용하면 크게 유익한 책이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