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기관리 능력 도마에… 알제리 인질사태 대처 미흡
입력 2013-01-22 01:10
알제리에서 발생한 인질사태에서 다수의 일본인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본은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법을 개정하고 아프리카 주재 무관 증설까지 검토하는 등 인질사건을 군사력 확충의 계기로 삼고 있다.
AFP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1일 내각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아메나스 사건 인질들의 시신 확인 결과 7명이 일본인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아베 총리는 20일 인질사건 대책회의에서 외무성을 비롯한 각급 기관에 일본인의 안전 확인 등 정보 파악에 주력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동남아 순방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했으며 17일에는 압델말렉 셀랄 알제리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군사작전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제리는 이를 무시하고 작전을 감행했고 일본은 이 과정에서 숨진 자국민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2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일본 언론은 10명의 생사가 불확실하다고 전하고 있다.
현지에 파견한 정부 관계자조차도 현장 접근이 어렵고 알제리 당국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실제와 다른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보수집 체계 및 비상사태 지휘명령, 일본인 보호방안 등 위기관리 능력 재고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긴급사태 발생 시 일본인 수송이 가능하도록 자위대법 개정도 검토 중이다. 자위대법은 해외에서 일본인 수송은 현지 안전이 확보되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로 48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81명으로 추정됐다. 알제리 민영 방송 ‘엔나하르’ 채널은 알제리군의 폭발물 수색 도중 천연가스시설 내부에서 시신 25구를 발견하면서 인질 사망자가 당초 발표했던 23명에서 48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또 압델말렉 셀락 알제리 총리는 “8개 국가 37명의 외국인 인질이 이번 사건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엔나하르 방송은 21일 보안소식통을 인용해 숨진 인질범 중 캐나다 국적 2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인질범은 튀니지, 이집트, 말리, 알제리 등의 국적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캐나다 국적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