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청문회] “관례·관행” 반복… ‘이돈흡’ 별명 질타
입력 2013-01-22 00:59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게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관례’ ‘관행’ ‘믿어 달라’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21일 “승용차 홀짝제를 피하려고 출퇴근에 2대의 관용차를 쓴 것도 관례, 퇴임하면서 헌재에 책을 보관시킨 것도 관행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런 말로 답변을 피하는 것은 대단히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업무경비 사용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생계형 권력주의자다. 헌법재판이란 최고 권력이 개인의 향락과 가족 호사를 위해 복무하느냐. 헌법보다 가족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돈을 흡입한다는 의미로 ‘이돈흡’, ‘흡사마’란 별명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답변 태도를 보면 애매모호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저녁에 돌아가서 밤을 새워서라도 (해명을) 준비해오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법원 직원들이 각종 비리를 제보하는 등 비판적이라는 지적에 “저를 반대하는 분들은 직접 관계 맺었던 분들이 아니다. 실제 같이 일했던 분들은 격려 문자를 많이 주신다”고 반박했다.
한편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5?6을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최 의원이 ‘5?6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쿠데타라고 학교에서 배운 것 같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거듭 ‘지금도 그 입장을 견지하냐’고 하자 “그게 바뀔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새누리당 인사청문특별위원인 김성태 의원은 “야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이 상당히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기본권 보루의 수장으로서 적합한지 자질 검증을 통해 최종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이미 너무 많이 드러났다. 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며 “결국 자진사퇴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강주화 김현길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