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경고 신호… 동반 증상을 살펴라

입력 2013-01-21 18:17


콜록 콜록, 캑캑…. 호흡기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7일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공해물질과 안개가 섞인 스모그의 출현도 잦아졌다. 그래선지 감기와 기관지 천식 등 호흡기병으로 인한 기침 환자들도 계속 늘고 있다.



평소 코, 목, 기관지에 먼지나 유해물질이 들어올 경우 이 곳에 있는 섬모들이 반사적으로 걸러낸다. 그런데, 유해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오면 이 섬모들은 기침이나 객담을 통해 유해물질 덩어리인 점액을 함께 내보내게 된다. 기침은 폐와 숨통에서 유해물질을 밀어내는 일종의 방어 기제인 셈이다.

이런 기침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흔한 목감기에서부터 치명적인 폐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구별하려면 기침과 함께 어떤 증상이 동반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기침 동반 증상을 봐야 무슨 병 때문인지 감이 잡힌다는 얘기다.

소리는 같아도 원인은 제각각인 기침 다스리는 법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장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진기침’…감기·폐렴 등 가래 동반 많아=기침은 크게 ‘진기침’, 즉 진한 기침과 ‘마른기침’으로 나뉜다.

진한 기침이란 말 그대로 가래를 만들어 내보내는 기침이다. 가래는 코에서 목구멍으로 넘어오기도 하고, 폐에서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주로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 때문에 생긴다.

폐렴, 기관지염, 급만성부비동염(축농증), 결핵 등도 진한 기침의 원인이다. 또 허파꽈리가 노화하고 기관지가 좁아져서 생기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때문일 수도 있다. 이때는 숨쉬기가 서서히 힘들어진다.

역류성 식도염(위식도역류질환)의 한 증상으로 진한 기침이 나오기도 한다. 위산이 식도로 올라와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가슴 부위가 아프고 기침도 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콧물을 목 뒤로 넘기는 ‘후비루’가 있어도 진한 기침이 이어질 수 있다. 흡연이나 간접흡연으로 담배연기가 기관지, 폐, 후두, 식도 등을 자극해도 기침이 나온다.

◇‘마른기침’…비염·천식 의심을=‘강기침’, ‘건기침’으로 불리기도 하는 마른기침은 가래 없이 맑은 쇳소리만 나오는 기침을 가리킨다. 목감기에 결렸다가 나았을 때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증세가 다 사라진 뒤 마른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도 마른기침을 많이 하는데, 이때는 재채기가 잦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천식 환자 역시 마른기침을 한다. 천식의 다른 증세로는 쌕쌕거림(천명), 가쁜 호흡,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 등이 있다.

아이들의 기침은 어른과 약간 다르다. 먼저 후두점막에 섬유 성분이 생겨 목이 쉬고 숨쉬기 어려워지는 ‘크루프’(폐쇄성후두염)라는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성인 COPD환자들처럼 기침을 달고 살게 된다.

세(細)기관지염 때문에 기침을 하는 어린이도 적지 않다. 하기도(下氣道)가 호흡기세포융합(RS)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기침이 계속된다. 젖먹이 아이가 갑자기 기침을 하면 혹시 음식물이나 풍선, 장난감 등이 목에 걸리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2주 이상 지속 땐 병원 찾아야=기침이 심할 때에는 원인을 찾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조심해야 한다. 이때는 감기가 아닌, 다른 호흡기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뚜렷한 이유 없이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동반 증세를 고려해 일단 호흡기내과, 알레르기내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해당 진료과를 방문, 정확한 원인을 가리고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한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질환 때문에 기침을 하게 됐는데, 소용도 없는 항생제를 먹으면 안 된다. 항생제는 세균은 쫓아내도 바이러스를 물리치진 못한다. 바이러스 질환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써야 듣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