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위식도역류질환의 수술요법
입력 2013-01-21 18:16
직장인 김 모(36·남) 씨는 15년 동안이나 목에서 신물이 넘어오고 가슴이 타는 듯한 역류성 식도염(위식도역류질환) 증상으로 고생해왔다. 최근에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상태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수술을 해서라도 고질적인 위식도역류질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 식도 쪽으로 거슬러 올라와 식도 점막을 손상시키는 병이다. 보통 제산제를 복용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제산제로도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바로 ‘복강경 위저추벽성형술’이라는 치료법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하부 식도 괄약근’이라는 것이 있다.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고 평소엔 위산이 역류하지 않도록 조여 주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이 식도 괄약근의 수축력이 약해졌을 때도 발생하기 쉽다.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식도 괄약근이 밸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복강경 위저추벽성형술은 이렇게 느슨해진 식도 하부를 위기저부 조직으로 감싸주는 수술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을 피하기 위해선 금연, 금주, 체중감량, 식사후 바로 눕지 않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앞에서 잠시 언급한 위산분비억제제(제산제)도 일정 기간 복용해야 한다. 대부분 이 정도 처방만으로 효과를 본다.
문제는 이런 약물 및 생활개선 요법이 잘 듣지 않는 경우, 장기간 약물 복용이 곤란하거나 약 사용을 원치 않는 경우,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인한 식도궤양 등 이차적인 합병증과 식도암 발전 가능성이 우려되는 경우 등이다. 이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수술은 최근에 새로 개발된 최신 의료기술이 아니다. 이미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동안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아 건강보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다만 과거 이 수술이 많이 시행되지 않은 이유는 상복부 피부를 길게 절개해야 해 배에 수술 흉터를 남긴데다 이후 효과 좋은 제산제들이 많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먹는 약으로 잘 치료되는 병을 왜 수술까지 하는가?’라는 생각이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병을 갖고 왜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은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도 빠른 복강경이 널리 보급되면서부터다. 이는 최근 20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위식도역류질환은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치료를 하든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 위험을 피할 수가 없다. 특히 수술로 약해진 식도괄약근의 힘을 증가시켜준다고 하더라도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 음주 및 흡연 습관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
박중민 중앙대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