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결국 ‘요요’… 빈혈·탈모 부작용

입력 2013-01-20 23:11

직장인 심모(24·여)씨는 최근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서 ‘레몬 디톡스(Detox)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레몬에 비타민C 함량이 많아 피부가 깨끗해지고, 몸속의 노폐물까지 없애주며 단기간에 살이 빠진다는 내용이었다. 심씨는 매뉴얼을 따라 곧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했지만 속쓰림과 어지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4일 만에 포기했다.

중학생 박모(14)양도 지난 3일부터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빈혈이 생기고 속은 메스꺼웠지만 ‘살이 많이 빠졌다’는 친구들의 격려에 일주일간 지속해 5㎏을 뺐다. 그러나 다이어트 중단 후 곧바로 요요현상이 왔고, 5일 만에 몸무게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몇 년 전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다이어트 비법으로 소개된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인기가 여전하다. 지난 10일에는 가수 이효리(34)씨가 트위터에 “7일 동안 3㎏ 빠졌다. 디톡스 덕에 어깨결림도 사라지고 막혔던 코도 뚫린 느낌이지만 식욕억제가 너무 힘들어 포기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디톡스는 체내에 쌓인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다시 쌓이는 것을 막아 체내 해독 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돕는다고 알려진 요법이다. 레몬즙 180㎖와 메이플시럽, 고춧가루를 물 2ℓ에 희석한 음료를 5~10일간 마셔야 한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 레몬 디톡스 인터넷 카페는 회원수가 5만7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이마트의 레몬 매출도 2011년에 비해 250%, 메이플시럽은 300%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레몬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00% 증가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20일 “레몬의 천연비타민이 독소를 줄여주기는 하지만 뛰어난 해독작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 푸드 다이어트는 영양 결핍 우려가 크고, 요요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창진 교수도 “레몬은 산성이 높아 특히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장기간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를 할 경우 젊은 시기에 골다공증이 생기거나 단백질 섭취량이 적어 탈모가 생길 수 있고, 빈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