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 “종합과세 피하자”… 단기 부동자금 급증
입력 2013-01-20 19:32
올 들어 단기 부동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되자 고액자산가들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을 ‘세금 임시피난처’로 활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 설정액이 17일 현재 77조6057억원이라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말보다 14조4682억원 증가했다. MMF에는 올 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돈이 몰려들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껑충 뛰었다. 17일 현재 CMA 잔액은 42조5849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2조585억원 늘었다. 16일에는 잔액이 42조631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월 19일(42조7686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에 이르기도 했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단기 공사채 등에 집중 투자해 실세금리 등락을 수익률로 삼는다. 가입 및 환매가 청구 당일에 즉시 이뤄진다.
CMA는 단기 국공채, CP, CD 등에 투자하는 것은 MMF와 비슷하다. 통장식 거래, 자유로운 입출금이 장점이고 예금자보호도 받는다.
연초부터 단기자금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자리 잡고 있다. 과세 대상이 확대되자 고액자산가들은 은행 예금에서 돈을 빼 세금 부담이 없는 금융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짜는 동안 단기 금융상품에 돈을 묶어둔 것이다.
아이엠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새로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단기자금에 돈을 묶어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