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이라면 “주식·ETF가 적당”-안정형이라면 “ELS·물가채 투자를”… 전문가 20인의 투자 전략

입력 2013-01-20 19:32


여윳돈 1000만원·1억원 있으세요… 전문가 20인의 투자 전략

올해의 금융시장은 ‘그레이 스완(Grey Swan·회색 백조)’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처럼 아무도 예상치 못한 ‘블랙 스완(Black Swan·검은 백조)’의 충격은 없겠지만 기존 위기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무기력한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회색빛 시장 속에서 한 푼이라도 자산을 키우려는 서민·중산층은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국민일보는 20일 국내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 투자전략 연구원,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 등 자산관리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재테크 전략을 설문조사했다. 여유자금이 1억원 수준인 중산층과 1000만원 수준인 서민층에 대해 각각 공격적·안정적 투자성향의 맞춤형 포트폴리오 작성을 의뢰했다. 전문가 20명의 응답을 5%씩 균등 반영, 4가지 포트폴리오를 짰다.

◇“공격적 투자자라면 주식에 투자해라”=전문가들은 올해 자금 흐름이 안정자산인 은행 예금에서 증권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져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밝다고 봤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로 매매차익이 비과세 처리되는 증시에 돈이 몰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공격적 투자자는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1억원의 투자자금을 주식 2625만원, 상장지수펀드(ETF) 2125만원, 펀드 1750만원, 주가연계증권(ELS) 1425만원, 브라질국채 650만원 등으로 분산투자하라고 추천했다. 1000만원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주식 295만원, ETF 222만5000원, 펀드 172만5000원, ELS 167만5000원 등의 포트폴리오를 권했다.

KTB투자증권 황상훈 도곡금융센터장은 공격적 투자자라면 여윳돈을 모두 주식에 투자해도 좋다는 의견을 냈다. 황 센터장은 “올해에는 채권시장 전망이 어두운 반면 주식시장에서 ‘빅 랠리’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1억원 중 6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한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안전자산인 국채 등은 매력이 떨어졌다”며 “미국·중국 등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해외 주식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 투자자는 ELS·물가채를 찾아라”=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ELS가 돋보이는 상품으로 꼽혔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에 따라 ELS의 배당수익도 과세 대상이 되지만 여전히 위험을 피하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1억원의 투자자금을 가진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ELS 2450만원, 펀드 2250만원, 물가연동국채 1050만원, 각종 채권 900만원, 주식 750만원 등으로 분산투자하라고 추천했다. 1000만원의 투자자금을 가진 경우에는 ELS 312만5000원, 펀드 282만5000원, 각종 채권 95만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20명의 전문가 중 13명이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ELS를 비중 있게 언급했다. KDB대우증권 정영희 PB는 “중도상환이 되지 않을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발생할 우려가 있지만 금액을 잘 조절하면 무리 없이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조재영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ELS는 주가지수가 하락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지수형·원금보장형 ELS에 꾸준히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물가연동국채의 비중이 10.5%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올해의 재테크 전략 키워드를 ‘절세’로 제시한 현대증권 이희 투자컨설팅팀장은 “물가연동국채는 물가상승에 따른 만기원금이 비과세되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물가연동국채 매입을 고려해야 할 이유로 제시됐다. 미래에셋증권 표성진 PB는 “하반기 인플레이션에 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1억원 가운데 3000만원을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설문 응답 자산관리 전문가 20인

동양증권 정재훈 WPC강북센터 PB·조병현 투자전략팀 연구원, 미래에셋증권 이희동 상품기획팀 연구원·표성진 압구정지점 차장, 삼성증권 김상문 투자컨설팅팀 연구원·조혜진 SNI서울파이낸스센터 차장, 신한금융투자 문우영 PWM목동센터 팀장·이한모 PWM도곡센터 팀장, 우리투자증권 조재영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최승희 프리미어블루 골드넛센터 PB팀장, 한국투자증권 유석균 압구정PB센터 PB·김철중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현대증권 배상덕 대치WMC PB팀장·이희 프리미어컨설팅팀장, KB투자증권 신동성 여의도지점장, 김지영 여의도지점 PB, KDB대우증권 정영희 테헤란벨리지점 그랜드마스터PB, 김화중 컨설팅지원부 연구원, KTB투자증권 손성희 압구정PB센터 연구원·황상훈 도곡금융센터장(증권사는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