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명취임사… 링컨 “적의 품지말고 상처 봉합하자”-루스벨트 “실체없는 두려움에 떨지 말자”

입력 2013-01-20 19:22

미국 대통령 취임사는 국가가 처한 난제를 해결할 철학과 정책을 함축적으로 담아야 한다. 국민에게 국정 청사진과 비전도 제시해야 하는 만큼 강한 설득력과 명쾌한 논리, 유려한 문구가 필수적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역대 대통령 취임사 중 이런 요건을 갖춘 ‘명연설’로 꼽히는 취임사들을 19일(현지시간) 선정했다.

대표적인 명연설로는 1801년 토머스 제퍼슨 전 대통령의 취임사가 첫손에 꼽힌다. 대선에서 상대후보와 똑같이 73표를 얻는 바람에 하원 표결까지 거쳐 당선된 제퍼슨은 의회 내 갈등을 취임사로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견해 차이가 꼭 원칙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공화주의자이자 연방주의자”라며 국민통합을 촉구했다. 또 화합과 관용도 거듭 당부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1865년 재선 취임 연설도 명연설로 평가받는다. 남북전쟁 전세가 완전히 기울었던 당시 링컨은 “적의를 품지 말고 의로운 편에 서서 우리가 처한 일을 끝내자. 나라의 상처를 봉합하고 전투에서 쓰러진 사람과 미망인, 고아들을 돌보도록 애쓰자”고 역설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3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당시는 미국 대공황이 몇 년째 계속되던 때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실체 없는 두려움에 떨지 말고 일터로 돌아가 국력을 모아 달라”고 국민들에게 역설했고, 취임 직후부터 100일간 수많은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뉴딜 정책’을 밀어붙였다.

존 F 케네디의 1961년 취임사는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자문해 보라”며 국민에게도 과제를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1년 취임사에서 작지만 강한 미국을 역설했다. 그는 두 차례 오일쇼크로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현재는 정부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정부가 문제 그 자체”라는 말로 ‘작은 정부’의 역할을 설파했다. 또 미국인의 의지와 용기, 힘을 되찾자고 호소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