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야당 지도자 암살 시도… TV 생중계
입력 2013-01-20 19:22
불가리아 야당 지도자에 대한 암살 시도가 현지 TV로 생중계됐다고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야당 ‘권리와 자유운동(MRF)’ 전당대회에서 권총을 든 남성이 연설 중인 아흐메드 도안(58) 당 대표 머리에 총을 겨눴다. 도안 대표는 즉각 총을 든 남성의 손을 뿌리치고 몸싸움 끝에 바닥에 쓰러졌고, 이때 보안요원들이 단상 위로 뛰어올라가 괴한을 제압했다. 코피를 흘리고 얼굴에 피멍이 든 괴한이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이 TV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괴한은 이 과정에서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괴한이 부르가스 지역 출신의 25세 청년으로, 마약 등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범행 당시 흉기 두 자루도 소지하고 있었고 소지한 권총은 가스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도안 대표는 일단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전당대회장으로 돌아가 연설을 마무리했다.
자유주의 성향의 MRF는 불가리아 인구 중 12%를 차지하는 터키계, 무슬림계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한때 여당이 주도하는 연립 정권에도 참여했었다. 약 25년간 자리를 지켜온 도안 대표는 전당대회를 전후해 사퇴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