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연중기획-한국교회 근본으로 돌아가자] (5)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입력 2013-01-20 18:52


높아지는 교회연합·재통합 목소리… 한국교회 살리기 위한 대의 찾아야

지난 10일 예장 합동과 통합 등 17개 교단 장로 모임인 한국장로회총연합회는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제안서’를 채택했다. 갈라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재연합해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에 떳떳한 하나 된 모습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었다. 교계 연합기관의 주 구성원인 목회자가 아닌 장로들이 나선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특별히 신학적인 문제나 연합사업의 목적과 방향이 달라 갈라진 것이 아닌 데다 지난해 3월 분열된 이후 양 기관의 활동에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분열에 대한 명분은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22만여 장로의 이 같은 간절한 제안에 화답이라도 하듯 지난 13일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4개 단체 대표는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부산총회 성공개최를 위한 4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전격 발표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선언문에는 부산총회를 반대하던 보수 진영이 더 이상 반대 여론을 확산하지 않고, 진보 진영은 2014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지원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이로써 1959년 WCC 문제로 한국교회가 분열한 이후 60여년 만에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있어 진보와 보수 진영간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이런 공동 선언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한기총은 실행위원회에서 공동선언문을 통과시켰으나 NCCK는 실행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공식 상정하지 않은 채 2시간 30분 동안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4개 단체장이 합의한 선언문은 지극히 보수적인 신앙관을 담은 선언문으로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NCCK의 활동가들이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기 때문에 내부에서의 조율이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한국교회 연합사업은 가끔 소수의 정치목사들에 의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또 교권과 정치권력을 잡은 일부 인사들이 큰 틀에서 한국교회를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로 정쟁(政爭)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본다. 따라서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과감하게 권력욕과 탐욕을 내려놓는 용기와 배려, 용단이 요청된다.

한 교회 지도자는 “한국교회는 130년 역사 속에서 교회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연합하고 일치해 나아갔던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면서 “이제는 지도자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기총 한교연의 분열로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만신창이가 됐지만 사실 많은 연합기관은 아주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대한기독교서회나 대한성서공회,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 등은 연합기관으로 각자의 사명과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나눔과 섬김에서 타 종단보다도 훨씬 많은 일을 하는데도 사회적인 이미지가 나쁘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교단이나 지도자 개인들이 신학적 노선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대교회가 보여준 근본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 다른 교회 지도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교회지도자들이 먼저 몸을 낮추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면서 “교회가 힘을 하나로 모아 아름다운 희망의 공동체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