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뮤지컬 드디어 만난다… 2013년 대형 흥행작·창작물 쏟아져
입력 2013-01-20 13:33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 굵직한 뮤지컬이 휩쓸고 간 2012년. 뮤지컬 팬들은 마냥 행복했다. 올해도 그 행복은 계속될 듯하다. 뮤지컬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검증된 대형 흥행작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와 ‘스칼렛 핌퍼넬’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 창작뮤지컬로는 ‘살짜기 옵서예’와 ‘여신님이 보고 계셔’ ‘그날들’ 등이 눈길을 끈다. 연말에는 ‘위키드’의 한국어 공연과 ‘맘마미아’의 해외팀 내한 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2013년 주목할만한 뮤지컬을 정리해본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라이선스 뮤지컬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이름,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극작가 팀 라이스. 각각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를 작곡하고 ‘에비타’와 ‘아이다’의 각본을 쓴 이들이다. 이 명콤비가 만나 처음으로 작업한 작품이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2월 12일∼4월 10일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다. 정식 라이선스를 얻어 국내 공연되기까지 무려 20여년이 걸렸다.
‘스칼렛 핌퍼넬’(7월 2일∼9월 8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은 ‘지킬 앤 하이드’의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1997년 만든 작품이다. 낮에는 화려한 한량의 삶을, 밤에는 정의를 수호하는 비밀결사대의 삶을 사는 두 얼굴의 영웅이 주인공이다. 배경은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공포 정치 시대. 수많은 프랑스 귀족들이 단두대에서 죄와 상관없이 처형된다. 그때 변장을 한 영국의 한 신사가 신분을 감쪽같이 속이고 이들을 구해낸다. 그의 눈부신 활약상과 영웅담에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애비뉴Q’(하반기)는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모티브를 딴 작품. 배우들이 인형을 조정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발상이 독특하다. 어린이들의 친구인 인형들은 순수한 모습대신 “내 인생이 더 거지같아”라는 대사를 외친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2004년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상인 토니상 시상식에서 ‘위키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다. 해외 배우들이 출연하는 내한 공연으로 이뤄진다. 미국식 유머가 한국 관객에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가 관건.
빌리 조 암스트롱이 이끄는 미국의 록 밴드 그린데이를 아는지. ‘아메리칸 이디엇’(9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2004년 1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린데이의 7번째 정규앨범 수록곡과 2009년 발표한 곡으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절망에 빠진 미국 젊은이들을 내세운 스토리는 빈약하지만 음악의 완성도나 연출력은 높다는 평을 받았다. 연출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마이클 메이어가 맡았고, 오리지널 공연팀이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고스트’(11월 26일∼2014년 8월 24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도 기대작이다. 1990년에 만들어진 영화 ‘사랑과 영혼’이 원작이다. 2011년 웨스트엔드에 소개된 최신작으로 이번이 아시아에서 첫 공연이다.
#도전장을 내미는 창작뮤지컬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살짜기 옵서예’(2월 15일∼3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1966년 예그린 악단이 첫 선을 보인 한국 최초의 창작뮤지컬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47년 만에 부활한다. 양반의 위선을 폭로하고 풍자하는 ‘배비장전’이 원작이다. 여기에 죽은 아내에 대한 순정과 지조를 지키는 배비장과 그의 진심에 마음을 여는 기생 애랑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김선영, 최재웅, 홍광호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3월 10일까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는 지난해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낯선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여섯 명의 남북 병사들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다뤘다.
또 한 편의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그날들’(4∼6월 서울 동숭동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고(故)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가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드라마로 ‘히트작 제조기’ 장유정씨가 글을 쓰고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더한다.
이밖에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끈 정은궐 작가의 소설 ‘해를 품은 달’과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그리고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써니’ ‘친구’ ‘왕의 남자’도 올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