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폭발물 부착…차량 전복 틈타 탈출”…인질들 ‘구사일생’ 사연들

입력 2013-01-20 00:05

알제리 인아메나스 인근 천연가스 생산시설에 억류돼 있다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인질들이 화제다. AFP통신은 18일 북아일랜드 출신 스티븐 맥폴과 알렉상드르 베흐소의 사연을 보도했다.

알제리군의 구출작전이 시작된 17일 맥폴은 수십명의 다른 인질과 함께 차량 다섯 대에 나눠 타고 이동 중이었다. 몸에는 폭발물이 부착된 벨트까지 장착한 채였다. 북아일랜드 이몬 길모어 외교부 장관에 따르면 맥폴은 “나 말고도 많은 인질들이 폭발물을 부착했었다”고 증언했다.

구출작전에 돌입한 정부군은 반군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인질들이 탄 차량을 오폭했다. 이 공격으로 많은 인질이 숨졌지만, 맥폴은 차량이 전복된 틈을 타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몸에는 폭발물이 장착돼 있었다.

알제리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대피한 그는 납치범들 모르게 갖고 있던 휴대전화로 아내와 통화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프랑스인 알렉상드르 베흐소는 40시간 동안 침대 밑에 숨어 있다 자유를 찾은 경우다. 그는 16일 새벽 자신의 숙소에서 잠을 자다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들었다. 순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별일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잠을 자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총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비상상황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섣불리 밖으로 나가 탈출을 시도하기보단 침대 밑에 숨어 조용히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 판단이 적중해 반군은 베흐소를 찾지 못했고, 알제리군의 구출 작전이 완료되자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현재까지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인질은 맥폴과 베흐소를 포함해 4명 정도다. 맥폴의 부친은 “지옥과도 같은 48시간을 보냈다”며 “스티븐이 무사해 기쁘지만 다른 사람들의 가족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