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횡령 뒤 잠적한 원전직원 편의점 점원하며 또 물품 빼돌려
입력 2013-01-18 19:46
거액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뒤 잠적했던 울진원전본부 전 직원이 도피 중 편의점 점원으로 일하며 다시 물품을 빼돌리다 덜미가 잡혔다.
경북 울진경찰서는 회사 공금 9억4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울진원전 직원 정모(43)씨를 부산 사하경찰서로부터 인계받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4월부터 7개월 동안 부산 사하구의 한 편의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담배 850만원, 문화상품권 60만원, 주류 30만원 등 모두 1020만원어치의 물품이 반품된 것처럼 속여 빼돌렸다.
그는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밤을 꼬박 새며 편의점에서 일했고, 낮에는 원룸에서 인터넷 주식 거래를 하며 돈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 주인은 수개월 동안 편의점 물품 판매 대금이 사라지자 이를 수상히 여기고 CCTV를 통해 정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 사하경찰서에 신고했다.
한편 정씨는 2010년 7월∼2011년 5월 울진원전본부 자재팀 조달계약 업무 담당자로서 회사 공금 9억4600만원을 16차례 개인 통장으로 빼돌린 뒤 잠적, 해고와 함께 경찰의 지명수배를 받아 왔다.
그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은 6000여만원을 주식 투자로 잃으면서 빚이 늘자 이를 갚기 위해 공금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을 통한 원전부품 구매 방식이 손작업으로 처리되는 허점을 노렸다.
울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