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선진국 양적완화의 방향선회도 대비해야”

입력 2013-01-18 19:43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방향전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18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이) 생각보다 빨리 소위 언와인딩(Unwinding·되감기)할 수 있다”며 “지금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김 총재는 환율 등 금융시장이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흔들리자 이에 대한 대책에만 몰두했었다. 협의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IBK기업·외환·수출입·수협은행 대표들이 참석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풀던 선진국들이 갑자기 양적완화를 중단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상당하다. 실제 올 들어 미국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올해 자산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을 종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이 등장한다.

김 총재는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것처럼 예측하기보다는 경우의 수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며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참석한 은행장들에게 “금융위기가 지속하니 (경제주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비관적으로 보다 보면 자기 예언적 효과 때문에 확실하게 비관적 결과가 나온다”며 긍정적 시각을 주문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한은을 대상으로 경제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한은은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업무보고 대신 다른 형식을 빌린 것이다. 한은은 환율위기 관리, 통화정책 방향, 가계부채 대책 등에 대해 보고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