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감사결과 논란] “총체적 부실이라니…” MB 부글부글
입력 2013-01-18 23:11
18일 오전 9시, 청와대에서는 어김없이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금요일이면 거의 매주 거르지 않고 참모들의 공간인 위민관으로 내려와 수석들과 함께 오찬을 겸한 회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평상시와 달랐다고 한다. 전날 발표된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보고되면서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일부 수석비서관들이 감사원 발표 내용을 상세히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전체 사업 중에서 (문제가 된 것은) 아주 부분적인데 그것만 다 모아놓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어떻게 그런 걸로 총체적 부실이라 할 수 있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총 사업비 22조원이 투입된 이명박 정부의 ‘대표 브랜드’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완성한 ‘청계천 사업’과 함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 전체가 ‘부실’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4대강 사업에 큰 관심을 표명하며 차오프라야강 물관리 사업을 추진하자 국내 기업들의 수주전을 적극 지원했다. 지난 15일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는 “국내 환경단체들이 태국까지 건너가 차오프라야강 물관리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 식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 수주를 방해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었다.
청와대는 감사 결과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아무리 임기 말이지만 감사원이 이런 식으로 현 정부 치적을 폄하해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원 발표 사항을 자세하게 검토해보겠지만 수질 악화에 대한 지적사항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사업 완공이 반년도 안 됐는데 무조건 악화됐다고 결론내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관련 부처를 통해 해명할 건 적극 해명하고 보완할 점이 있다면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