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으로 가나” 올랑드 근심… “군사개입 어쩌나” 오바마 근심
입력 2013-01-19 00:36
지난 11일 프랑스가 전격적으로 말리의 이슬람반군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을 때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전투가 수주일 안에 끝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반군의 군사력은 예상보다 강했다.
‘복면 여단’으로 알려진 이 무장 세력은 외국인들을 인질로 붙잡은 이유를 “프랑스가 말리 반군을 폭격하도록 알제리가 영공을 열어준 데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 프랑스가 말리에 군사 개입한 데 보복한 것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슬람 무장 세력을 간신히 제어해 온 알제리까지 유혈 테러와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질 사태를 계기로 프랑스의 군사 개입 위험이 한층 높아지면서 수주일은커녕 자칫 해를 넘기는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난으로 바닥 수준인 지지율 제고를 위해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미국의 근심도 커졌다.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에 대한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큰 희생을 치른 데 이어 말리,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전역이 불안정해질 조짐이 농후해졌기 때문이다. 사망한 인질 중에 미국인이 포함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구조작전을 위한 군사적 지원을 작전 전날 제안했으나 알제리 정부가 거부했다는 미 관리의 전언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공화당으로부터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이 이것밖에 안 되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