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주도 ‘복면 여단’ 추가 공격 예고

입력 2013-01-19 00:37

“알제리의 군사작전에 이 지역 외국계 에너지 업체들이 충격에 휩싸였다”며 “납치와 같은 폭력 사태가 확산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군이 작전을 펼친 인아메나스에는 외국계 회사들의 가스·석유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다. 납치 사태 주범인 ‘복면 여단’은 “알제리인들은 외국계 회사의 시설에서 철수하라”며 추가적인 공격을 예고했다고 인근 모리타니의 ANI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증권의 애널리스트 헬리마 크로프트는 “군인이 직접 가스 시설을 보호해온 알제리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은 북아프리카 사헬 지역 모든 시설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가스공급업체 셉사는 이미 알제리의 생산시설 2곳에서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륨(BP)도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알제리에서 철수시키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 석유산업협회도 현지 직원 철수를 촉구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는 “알제리 진출 업체의 일본인 직원 수는 954명”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의 가스관과 송유관 시설도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탈리아의 가스업체 스남레테는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한겨울인데도 아프리카에서 연결되는 지중해 송유관의 공급량을 40%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일본 TBS방송은 “알제리 정부가 무리한 구출 작전을 감행한 것도 인명보다 가스플랜트를 지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제리의 가스 생산량은 세계 9위, 수출량은 5위다. 천연가스는 알제리 수출의 98%, 재정 수입의 66%를 차지한다.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영국의 천연가스 거래 가격은 프랑스의 말리 군사 개입 직후 4.4% 올랐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25달러(1.3%) 오른 배럴당 95.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4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