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독교북한선교회 총재 길자연 목사] “은퇴후 할 일? 북한선교 더 열심히 해야죠”
입력 2013-01-18 18:24
기독교북한선교회 총재 길자연 목사는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은퇴한 뒤 더 바빠졌다”며 “북한선교 사역과 12년간 지속해온 영성목회연구회를 더욱 활발하게 이끌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4월 초 설교학교를 개강해 은혜와 변화를 가져오는 설교 노하우를 목회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있었던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보수·진보의 공동 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아직도 한국교회 보수 진영의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그날 길 목사는 2014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WCC준비위원회 김삼환 상임위원장과 함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은퇴 후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현직에 있을 때 잠을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습니다. 은퇴 이후 잠을 푹 자면서 행복한 일상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요.”
-무슨 할 일이 많은지요.
“그동안 해왔던 기독교북한선교회 일을 더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 선교회는 지난해 소천하신 김창인 목사님이 39년 전에 세우셨는데 그분이 9년 하고 내가 30여년을 이끌어 왔습니다. 김 목사님은 남북이 통일되면 백두산 나무를 베어다가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겠다고 하셨지요. 김 목사의 뒤를 이어 중국 만주 몽골 러시아를 중심으로 북한선교를 많이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하는지요.
“북한에 식량 의류 생필품 지원과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합니다. 탈북자의 한국 입국도 도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신학자를 대상으로 통일 문제와 통일 이후의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논문을 2편씩 받아 통일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북한선교에 대한 논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오는 6월 말에는 남북한 청년 40여명이 동유럽 민주화 과정을 탐방합니다. 체코 헝가리 독일 폴란드를 둘러보는데 통일청년세대를 키우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지난 13일 WCC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습니다.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2014년 열릴 WEA 총회 준비위원장으로 참여했습니다. WCC 총회가 10월에 열리는데 한국교회가 대회는 유치했으니 치러야 되고 보수 진영에서는 신학적 문제로 개최 반대를 주장하니 대외적으로 한국교회의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그래서 WCC나 준비위원회의 올바른 신앙고백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댔지요. 그래서 보수·진보가 모두 용인하는 신앙고백 합의문이 나온 것입니다.”
-왕성교회를 아들이 맡아 목회 대물림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세간에서 목회세습이라고 비난하는데 청빙위원회나 교회 공동의회에서 정말 공정하게 처리했습니다. 15년 전 과천 갈현동에 교회와 학교를 짓기 위해 땅을 사 놓았는데 개발계획이 늦어져 할 수 없이 땅을 일부 떼어 멀리서 오는 교인들을 중심으로 과천왕성교회를 세우고 완전히 분가시켰어요. 그런데 이게 정부 보상을 앞두고 문제가 돼 다시 교회를 합치게 됐지요. 그런 상태에서 내가 물러나니 길요나 목사만 남게 됐고 교인들이 투표로 공동의회에서 담임으로 통과시킨 것입니다.”
-4월 초에 개강하는 설교학교는 어떤 곳입니까.
“30대부터 50대 초반까지 목회자를 대상으로 설교를 가르치려고 합니다. 요즘 목회자들의 설교는 내용은 좋은데 성령 충만한 역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설교를 해야 해요. 나의 경험과 다른 원로들의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교회 연합 사업에 대해 충언을 하신다면.
“교회일치 연합은 우리의 당면 과제이면서도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신학적 견해 전통이 다르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힘을 창출해야지요. 한국교회에 기여해온 기관 조직이 잘 되도록 기도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공격하는 것은 공멸하는 일입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