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블루오션 ‘빅 데이터’] 데이터는 ‘금맥’… 잘 꿰면 노다지

입력 2013-01-18 18:02

최근 빅 데이터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각각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빅 데이터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Facebook)은 20억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1000억건의 친구관계를 토대로 하루 평균 2억5000만장의 사진이 업로드(upload)된다. 또 27억건의 ‘좋아요’와 댓글이 생성되고 있고, 회원의 관심사, 소속, 결혼 여부, 심리상태, 위치정보 등의 소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은 실시간 입찰 광고 플랫폼인 ‘FBX’를 통해 이용자들의 정보와 검색어를 실시간으로 분석, 맞춤형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제작·판매하는 애플사는 ‘아이튠스 스토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는 이미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이용자의 질문이나 행동을 미리 예측해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을 제공한다. 애플 스마트폰 사용자인 김모(32)씨는 “시리는 음성으로 명령을 받아 정보를 검색하거나 간단한 기능을 수행하는 비서와 같다”며 “‘오늘 날씨는 어떠니’라고 물으면 내가 살고 있는 도시(수원)의 날씨를 말해주고, ‘배가 고프다’고 하면 주변의 식당 15곳을 추천해 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빅 데이터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생산 공정별 온도, 습도, 압력, 성분 등 전 과정의 각종 데이터를 0.001초 단위로 수집·분석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가격 변동이 큰 철광석 등의 자원을 적시에 조달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의 구매시기와 가격대를 결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남미 및 호주 광산의 상황, 런던 금속거래소의 광물 가격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의 철광석 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상권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영업 창업희망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2650만 SK텔레콤 가입자의 동선(유동인구), 3000만 OK캐쉬백 회원의 소비패턴 등의 데이터를 통해 업종별 매출 현황, 경쟁 매장, 잠재 수요고객, 유동인구 등의 정보를 직접 분석할 수 있다. 국내 소셜미디어 그룹인 다음소프트는 지난해 6월 애플리케이션 ‘와인오퍼(Wine Offer)’를 개발해 와인 가격, 어울리는 음식, 테스팅, 포도 품종 등 와인과 관련된 3만5000여 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본인의 관심사와 상황에 맞게 와인을 추천받고, 다양한 와인 랭킹을 제공받는다.

공공정책 분야에서도 빅 데이터와 관련된 연구활동이 활발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연도별 자살률이 구글의 자살 검색량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원에서 발간한 ‘빅 데이터를 활용한 자살요인 다변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29.9%였던 한국의 자살률이 2010년 33.5%로 증가하는 동안 구글의 자살 검색량 역시 58.9에서 78.3으로 증가했다. 자살 검색량은 구글에서 실행된 총 검색 수 대비 자살용어(suicide·자살 등)에 대한 검색 수를 일컫는 말로 100에 가까울수록 검색량이 많다는 의미다.

독일의 경우 2005년 42.8이던 자살 검색량이 2010년 41.0으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자살률 역시 11.4%에서 10.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스웨덴의 자살 검색량은 79.3에서 61.0으로, 자살률은 13.1%에서 11.7%로 줄었다. 조사를 진행한 송태민 연구위원은 “대부분 국가의 자살률과 자살 검색량은 안정적으로 지속되거나 감소했지만 한국의 자살률과 자살 검색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이어 “한국의 경우 스트레스, 음주, 운동 검색이 자살 검색으로 연결되는 특성을 보였다“며 “스트레스 검색량이 자살 검색량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스트레스 징후가 보이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팝업창이나 문자메시지로 제공해 자살충동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