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흙과 바람

입력 2013-01-18 17:58


박두진(1916∼98)

흙으로 빚어졌음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리.

바람으로 불어넣었음 마침내

바람으로 돌아가리

멀디 먼 햇살의 바람 사이

햇살 속 바람으로 나부끼는 흙의 티끌

홀로서 무한 영원

별이 되어 탈지라도

말하리.

말할 수 있으리

다만 너

살아 생전

살의 살 뼈의 뼈로 영혼 깊이

보듬어

후회없이

후회없이

사랑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