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칼럼] 교회의 본연을 회복하는 새해가 되게 하소서!

입력 2013-01-18 17:59


2013년의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이 새해 동안 한국교회를 향한 기도와 소원이 있다면 그것은 교회의 본연이 회복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에 대한 오해는 심대하다. 어떤 사람은 교회를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종탑이 있고, 종탑 위에 십자가가 걸려 있는 건물을 교회와 동일시한다. 그러나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 어느 곳에서도 교회를 건물과 동일시한 구절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교회가 예배당과 건물을 소유하고, 그 예배당과 건물을 통해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교회의 사역을 감당할 수는 있지만, 건물자체가 교회의 본질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사회적인 친교단체 혹은 사교 클럽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내에서 성도 간에 긴밀한 친교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교회의 본질이 로터리 클럽이나 라이온스 클럽 같은 사교단체는 결코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구제단체나 구호단체로 생각한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구제해야 하지만, 교회의 본연이 구제단체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본연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교회일 수는 없다. 복수의 사람들이 교회다. 복수의 사람들이 모였다고 다 교회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교회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들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과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다. 이런 교회에 대해서 성경은 여러 가지 그림들을 그려 주고 있다.

우선 성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권속(엡 2:19) 즉 하나님의 가족, 하나님의 식구이다. 일반 세상에서 한 가족이 이뤄지려면,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야 한다. 결국 가족이란 동일한 생물학적 피를 나눈 공동체이다. 물론 오늘날 피를 나누지 않고도 그냥 법적으로 입양을 통해서도 가족이 될 수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가족은 피를 나눠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는 영적인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같은 피를 동일하게 공유한 사람들, 우리 주님의 보혈을 나눈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함께 예수님의 피를 가슴에 공유하고 있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형제자매가 되며, 서로를 위하여 희생하고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를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교회는 예수님의 신부이다(엡 5:32). 교회가 예수님의 신부라는 것은 교회가 놀라운 영광과 특권을 소유한 공동체임을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주의 주요, 만왕의 왕이시다. 교회는 그 분의 신부요, 아내이다. 교회는 온 우주와 만물을 통치하는 우주의 왕이신 예수님의 왕비인 것이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제외하고, 온 우주와 온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럽고, 가장 가치 있고, 가장 존귀한 것은 교회이다. 교회보다 더 귀하고,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심지어 온 우주조차도 교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하기에 교회의 이러한 영광과 특권을 깨달은 사람은 교회에 올인하게 되어 있다. 교회 중심의 삶을 살게 되어 있다.

보혜사 성령님과의 관계에서 교회는 성령의 전이다(엡2:21∼2). 성령이 거하시는 처소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청와대,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영국 여왕은 버킹엄궁을 자신들의 처소로 가지지만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은 교회를 당신의 처소와 전으로 삼으시고 그 교회 안에 거하시며 사신다. 그 교회가 열 명이 모였든 만 명이 모였든 모든 교회는 동등하게 성령의 전이다. 거룩한 성령이 거하시는 전이기에 교회에는 더러운 세상적인 가치관의 탁류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 거룩하지 못한 인간적인 가치관, 세상의 혼탁한 풍조가 교회에서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령은 근심하실 수밖에 없다(엡 4:30).

2013년 새해에는 조국의 교회들이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끈끈한 식구의식, 지체의식을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와 아내로서의 신비와 영광과 존귀함을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성령의 전으로서의 거룩함과 정결함과 순결함을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교회의 본연, 교회가 가진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이 회복될 때, 우리 사회 역시도 좀 더 밝은 사회, 건강한 사회, 하나님 나라를 닮은 사회로 변화될 것이다.

(미국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