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하고 고단하지만 나눔은 101.2도… 이웃사랑 끓었다

입력 2013-01-17 19:46


유례없는 한파가 닥친 이번 겨울. 사랑의 온도는 어느 때보다 높게 올라가 세상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7일 올 겨울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 모금액은 2701억원으로 목표액 2670억원을 넘었다.

온도탑 수은주는 지난해 11월 26일 ‘희망 2013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지 53일 만에 101.2도를 기록했다. 목표액을 지난해 모금액보다 3% 높게 잡았지만 달성일은 이틀 단축됐다. 모금액도 1999년 연말연시 집중모금 시작 이래 최고 액수를 기록했다. 기업 기부금이 2083억원으로 77.1%, 개인 기부금이 618억원으로 22.9%를 차지했다.

경기가 어렵다지만 전국 곳곳에서 개인들의 기부 물결이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부산 봉래2동의 최고령자인 임권일(102) 할아버지가 주민센터를 찾아 20만원을 기부했다. 임씨는 정부가 10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주는 연말선물로 내복 한 벌을 받고는 자신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제주 구좌읍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주 실버스타연극단 어르신 10명도 지난겨울에 이어 2년째 기부를 해오고 있다. 제주복지관에서 여가 프로그램 연극을 배우는 평균 나이 79세의 연극단 어르신들은 공연을 해 생긴 수익금 45만원 전액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캠페인 초기에 10%대에 머물던 개인 기부 비율이 점차 높아져 22%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경기 여파로 올해는 개인 기부 비중이 전년에 비해 약간 낮아졌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개인 기부 비중은 25.9%였다.

김형모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져 개인 기부 비율이 낮아지고 기업 기부가 늘 수밖에 없지만 어려운 분들이 여전히 기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며 “소액이어도 기부에 동참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 이동건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이웃을 사랑하는 국민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남은 캠페인 기간에 더 많은 정성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을 감싸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