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제2의 아프간’ 되나… 이슬람 무장세력, 인근 알제리서 美 등 외국인 41명 납치
입력 2013-01-17 22:04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알제리 동부 천연가스 시설을 공격해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외국인 수십명을 인질로 억류하고 프랑스의 군사작전 중지를 요구했다. 프랑스의 군사 개입으로 촉발된 말리 사태에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말려들면서 제2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치달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알제리 군당국은 17일 알제리 인아메나스 가스 생산시설에서 외국인 인질을 억류한 20여명의 무장세력과 이틀째 대치를 벌였다. 앞서 16일 새벽 5시쯤 ‘복면여단’으로 불리는 무장세력은 가스전을 공격해 미국인 7명을 포함해 영국, 노르웨이, 일본 등 외국인 근로자 41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알제리 근로자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하지만 프랑스인 부부 등 15명의 외국인과 알제리인 30명이 하루 만인 17일 극적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AP통신은 탈출 외국인은 일부 미국인을 포함해 최소 20명이라고 전했다. 억류된 인질은 몸에 폭발물이 장착돼 자칫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인질 중에 한국인이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으나 김종훈 주 알제리 대사는 “한국인 인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눈의 알제리인 벨모크타르가 조직한 ‘복면여단’은 알카에다의 일부분으로 말리 북부에서 알제리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말리에 대한 프랑스의 군사개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적절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해 군사개입 여지를 남겼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긴급 회담을 열고 말리에 조속한 군사 교관단 파견을 승인했다. 프랑스는 디아발리 남부 니제르 강변 요충지 마르칼라의 교량을 확보하는 한편 1400명인 지상군을 2500명까지 증강해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