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전술 ‘드롭존 수비’에 왜 쩔쩔매나

입력 2013-01-17 19:16

요즘 프로농구 최대의 화제는 선두를 질주 중인 서울 SK의 3-2 드롭존 수비다. SK는 전매특허인 드롭존 수비를 이용해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나머지 팀들은 이 드롭존 수비를 깨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고 있기 때문이다.

드롭존 수비는 지난 시즌 원주 동부가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톡톡히 재미를 본 수비 방식이다. 동부는 드롭존 수비를 무기로 지난 시즌 경기당 67.9점만 내줘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60점대 실점을 기록, ‘질식수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또 역대 정규리그 팀 최다승(44승), 최다 연승(16연승)을 거뒀고 결국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그렇다면 지난 시즌 동부와 올 시즌 SK의 드롭존 중 어느 것이 더 위력적일까. 변형 지역 방어의 일종인 드롭존 수비는 앞 선에 3명, 뒷선에 장신 2명이 선다. 이때 앞 선의 가운데에 장신 선수가 서서 상대팀 가드를 압박해 볼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시즌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올 시즌 SK는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나 박상오를 앞 선의 가운데에 세워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일단 전문가들은 드롭존의 위력 면에선 지난 시즌 동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으로 이어진 ‘트리플 타워’가 버텼던 동부가 높이에서 지금의 SK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가드 김태술은 “동부의 드롭존이 SK보다 더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SK는 높이에서의 불리함을 스피드로 보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김선형과 헤인즈의 속공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드롭존은 뛰어난 가드가 있는 팀에게는 뚫릴 가능성이 많은 수비다. 날카로운 송곳 패스로 센터에게 볼을 연결시키거나 외곽 슛 찬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올 시즌 선두를 독주 중이지만 인삼공사나 고양 오리온스, 울산 모비스를 만나면 접전을 치렀다. 이들 세 팀은 김태술과 전태풍, 양동근이라는 명 가드를 소유하고 있는 팀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