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잘하면 박수… 野가 비판 안해주면 썩는다”

입력 2013-01-17 19:06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이 17일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했다. 5년을 사사건건 부딪혀야 할 박근혜 당선인 측과 제1야당의 첫 대면이었다.

문 비대위원장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들을 만나 “박근혜 정부가 역사적 소명을 갖고 당선됐다고 생각하고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하지만 곧이어 “잘하는 것은 박수쳐야 하지만 잘못하는 건 가차없이 비판해야 한다. 야당이 비판을 안 해주면 (정권이) 썩는다”고 날을 세웠다.

진 부위원장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사전 상의하지 않아 민주당이 반발하는 점을 감안, “개편안은 대선공약의 큰 그림에 해당한다”며 “세부 사항이 마무리되면 야당에 상의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야당 및 반대자와 언론이 다 알게 하는 과정을 약식이라도 안 거치면 나중에 크게 혼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 과정을 생략하면 빨리 갈 것 같지만 더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당초 인수위는 전날 민주당에 정부조직 개편안 설명을 위한 방문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미 다 발표한 걸 왜 뒤늦게 야당에 설명하느냐”며 거절했다. 그랬다가 인수위가 “그럼 비대위 출범 인사를 드리겠다”고 해 겨우 만남이 성사됐다.

한편 문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미워할 것은 친노(親盧·친노무현), 비노(非盧)란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는 우리들 속의 당파주의로, 이걸 없애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여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안 팔고 국회의원 된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비주류 ‘쇄신모임’ 소속인 안민석 의원은 “쇄신모임부터 없애겠으니, 진짜 계파를 해체하자”고 발언했다.

문 위원장은 지도부의 사죄 행보인 ‘회초리 투어’가 ‘쇼’라는 정청래 의원 등의 비판에 대해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다 나와 무릎 꿇고 절하는 게 쇼라고 한다면 그분은 어느 당 출신인가”라고 따졌다. 지도부는 18일 대전·충청을 끝으로 ‘사죄’ 행보를 중단하고 대신 민생현장만 방문키로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