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2’의 독설은 잊어주세요… Mnet의 어린이 오디션프로 ‘보이스 키즈’심사위원 윤상

입력 2013-01-17 18:37


케이블 채널 Mnet이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 ‘Mnet 보이스 키즈’는 독특하다. 지난해 이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보이스 코리아’ 어린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방송가에 난무하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앳된 소년·소녀들의 노래 대결이 펼쳐진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제작진은 지난해 진행한 참가자 접수에서 지원 자격을 만 6∼14세로 제한했다. 그렇다보니 참가자 대다수는 아직 변성기를 겪지 않은 아이들. 시청자들은 요즘 더할 나위 없이 청아한 노래의 향연을 만끽하는 중이다.

매주 금요일 밤 9시50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인 싱어송라이터 윤상(본명 이윤상·45)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듣는 사람의 영혼까지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참가자들이 있다. 그래서 ‘힐링 오디션’이라고 불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2’에서도 심사를 맡았다. 1년 만에 다시 비슷한 포맷의 방송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망설였다. ‘방송사들이 이젠 애들까지 데리고 오디션을 여는구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부터 알고 지낸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어 섭외에 응했다.”

-‘Mnet 보이스 키즈’가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가수의 꿈을 이루겠다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연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다르다. 출연자들 목소리는 몇 년 후면 (변성기가 와서) 다 변한다. 이들에겐 방송 출연이 마치 기념사진 찍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들에겐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자신만의 심사 기준이 있다면 뭔가.

“예전부터 아이들이 ‘섹시 베이비’ ‘리듬에 몸에 맡겨’ 하는 식의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노래를 잘해도 너무 어른처럼 부르면 끌리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나이에 맞게 노래하는 법을 찾아주고 싶다.”

-‘위대한 탄생 2’에서는 심사할 때 독설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른 모습이다.

“여기서는 독하게 얘기할 만한 친구들이 없다. 그리고 ‘위대한 탄생 2’에서도 내가 독설하는 모습은 ‘편집의 힘’ 때문에 그렇게 보인 거다(웃음).”

-노래를 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과거에는 성량이 크고 고음을 지를 수 있는 게 중요했다. 성악 역시 그런 차원에서 계발된 발성법이다. 하지만 지금은 레코딩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창력의 잣대가 달라졌다. 목소리가 작아도 녹음 기술로 커버가 가능하다. 가수의 성대가 중요한 시절은 지났다는 의미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