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총액 40% 외국인 손에… 국부유출 논란
입력 2013-01-16 20:10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 지난해 사업 실적으로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돈의 40%를 외국인이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중 시총 상위 100곳의 2012년도 배당 규모를 조사한 결과 14조5395억원으로 추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주당순이익(EPS) 예상액에 최근 5년간의 평균 배당 수준을 적용한 결과다.
지난해 배당 규모는 2011년(11조5714억원)보다 25.7%, 2008년(7조4128억원)보다 96.1% 늘었다. 배당 총액에서 외국인 몫은 2008년 32.6%, 2009년 36.0%, 2010년 37.7%, 2011년 38.4%에 이어 지난해에는 39.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액은 2008년 2조4196억원에서 2012년 5조7537억원으로 4년 만에 137.8% 증가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100대 기업의 주식 규모도 2008년 138조7328억원(29억5559만주)에서 2012년 344조8713억원(38억1938만주)으로 급증했다.
종목별로 삼성전자의 경우 예년 수준을 유지한다면 2조7230억원을 배당한다. 주당 배당액이 2011년의 3배가 넘는 1만6000원 정도다. 외국인 몫이 50.4%(1조3700억원)로 절반을 넘길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분의 45.9%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약 4400억원을 배당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외국인이 막대한 배당을 챙기자 일부에서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론스타 사태처럼 외국인 투자자는 시세차익이나 배당만 챙기고 언제든 주식을 팔아치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수년째 1%대에 머무르고 외국인은 장기 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에 국부 유출 우려는 기우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외국인이 대규모 배당금을 챙기는 것은 대형주 위주로 투자한 것도 한 원인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들어오는 주요 이유는 환차익이고 배당은 부수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