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안서 고구려비 발견… ‘제2의 광개토대왕비’ 추정

입력 2013-01-16 21:31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마셴(麻線)향 마셴촌에서 광개토왕비의 미니어처 격인 새 고구려 비석이 발견됐다. 광개토대왕비, 충주 고구려비에 이은 세 번째 고구려비로 한국고대사학계는 획기적인 발견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고대사 전공자인 윤용구 박사와 여호규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 국가문물국(문화재청에 해당)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가 지난 4일자 기사에서 고구려 비석 발견 소식을 보도했다”고 16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비석은 마셴촌 주민이 지난해 7월 29일 마셴강(河) 가에서 발견해 지안시 문물국에 신고했다. 비석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결실된 상태로, 현재 크기는 높이 173㎝, 너비 60.6∼66.5㎝, 두께 12.5∼21㎝다. 무게는 464.5㎏. 비석 정면에는 예서체로 총 10행에 걸쳐 218개의 글자가 새겨졌는데 판독이 가능한 건 140자다.

비석 첫머리에 ‘시조 추모왕(주몽)이 나라를 창건하니라(始祖鄒牟王之創基也)’ ‘하백의 손자(河伯之孫)’ 등의 글자가 보여 광개토왕비 비문을 압축한 듯한 느낌을 준다.

학계는 광개토왕 아들인 장수왕이 역대 고구려 왕가의 공동묘지인 지금의 지안시 우산하 고분군 앞에 광개토왕비를 건립(414년)하면서 왕가의 또 다른 공동묘지인 마선구 고분군 앞에 그 축소판으로 세웠을 것으로 본다. 윤 박사는 “광개토대왕은 선왕의 묘마다 비석을 세워 묘를 관리하는 주체(守墓人)를 분명히 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비석은 선왕의 묘에 세워진 수묘비(守墓碑)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