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화 ‘아르고’에 열받은 이란… “인질사건 이란인 묘사 왜곡”

입력 2013-01-16 19:35

이란이 1979년 자국에서 발생한 미국인 인질 사건을 다룬 미국 감독 밴 애플렉의 영화 ‘아르고’에 맞대응하기 위한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아르고는 1979년 11월 원리주의 이슬람 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대사관 관계자를 444일 동안 억류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란은 이 영화가 이란인을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사악한 국민으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영웅적 애국자로 그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이란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통신은 이란 혁명군이 미국에 넘긴 인질 20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계획이라면서 영화명은 작전 참모라는 뜻의 ‘세타드 모시타락’이라고 소개했다.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인 애플렉은 아르고에서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신한 6명의 미국 대사관 직원을 탈출시키는 CIA 요원 역할을 맡았다. CIA의 구출 전문요원으로 연기한 그는 자신의 아들이 보고 있던 영화 ‘혹성탈출’에서 힌트를 얻어 대사관 직원을 캐나다에서 온 영화 촬영 관계자로 위장시켜 극적으로 탈출시키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벌였다. 감독으로 데뷔해 세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는 지난 13일 골든글로브 영화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