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풍경-‘아이다’] 다이애나비의 슬픔

입력 2013-01-16 19:22


1981년 7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영국의 찰스 황태자와 결혼한 다이애나 비. 그러나 가장 행복해야 될 날, 그녀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결혼식 전날, 찰스에게 다른 연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에 괴로워하던 다이애나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팝 가수 엘튼 존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털어놓았다. 엘튼 존은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를 생각하다가 영감을 받아 노래를 만들었다. 바로 뮤지컬 아이다의 노래 중 하나인 ‘I Know the Truth’이다.

아이다의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정선아·사진)도 그랬다. 결혼식 전날, 자신이 가장 믿었던 약혼자 라다메스 장군과 하녀인 아이다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있었음을 우연히 엿듣게 된 것이다. 배신감과 질투, 자책에 휩싸인 암네리스.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진실, 그 진실에 가려졌던 아픔이 바로 이 노래 ‘I Know the Truth’를 타고 흐른다. 그리고 고민 끝에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척, 결혼을 강행하기로 결심한다. 자존심을 접고 쓸쓸한 결혼식을 맞는 암네리스의 슬픔이 다이애나 비의 실화와 겹쳐 애잔함을 더한다. 4월 28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