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성동격서 전법
입력 2013-01-16 19:14
지난해 프로생활 40년 만에 조훈현 9단을 꺾고 제2회 대주배 프로 시니어 최강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던 서능욱 9단이 대주배 2연패에 도전했다. 상대는 대주배 초대 우승자인 서봉수 9단. 1970∼80년대 ‘조서시대’에 2인자 자리를 다투던 서봉수 9단과의 대결은 28승 47패로 크게 밀려 있다. 하지만 2012 바둑대상에서 시니어 기사상을 수상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서능욱 9단인 만큼 제3회 대주배 결승전은 욕심나는 승부였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조훈현 9단이 8강전에서 ‘대전 신사’ 안관욱 8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탈락한 가운데 서능욱 9단은 안관욱 8단과 준결승전에서 만나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안착했다. 서봉수 9단은 정수현 9단과 강훈 9단을 차례로 이기며 먼저 결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75번의 대결을 펼쳤지만 결승에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일 펼쳐진 결승전에서는 결국 ‘손오공’ 서능욱 9단이 ‘된장 바둑’과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서봉수 9단을 제압해 대주배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2일 열린 서능욱 9단과 안관욱 8단의 준결승전을 살펴본다.
<장면도> 빠른 손으로 난전을 즐기는 서능욱 9단이 상변과 중앙을 키워나간다. 백을 잡은 안관욱 8단은 1의 어깨 집는 수로 흑의 모양 삭감에 나섰다. 자칫 흑의 모양이 쉽게 지워져 싱거운 모양이 될 수 있는 상황. 다음 흑의 응수는?
<참고도> 1로 막히는 곳은 아픈 자리. 하지만 정석에 충실하고자 흑1로 밀고 3, 5로 느는 것은 백이 4, 6으로 가볍게 처리해 다음 공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우상귀 A의 치명적인 침입이 남아 실속 없는 모양. 책략 부족이다.
<실전도> 먼저 1로 밀고 3으로 붙여가는 것이 멋있는 수순.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법이다. 공격하고 싶은 반대쪽을 붙여 백4와 6의 응수를 이끌어낸 후 흑7로 중앙으로 씌워가는 것이 공격의 방향. 기존 좌상귀 쪽에 있던 흑의 두터움의 체면을 살리며 백을 공격함으로써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