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車 보험사 압박 입원비 더 받고 與 의원엔 정치자금”… 끝도 없이 나오는 이동흡 불법 의혹
입력 2013-01-16 19:18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야권은 “헌재 소장은커녕 청문회에 설 자격도 없으니 즉각 사퇴하라”며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야당의 흠집내기”라며 시각차를 보였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인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자가 본인이 부담해야 할 상급병실(특실·1∼2인실) 입원비 차액을 보험사에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3중 추돌 사고를 당한 뒤 한 정형외과 상급병실에 부인과 함께 입원했다. 가해차량 보험사는 입원비 500만원 중 기준병실(4인 이상) 비용인 300만원만 부담토록 돼 있었지만 이 후보자가 보험사를 압박해 보상금 명목으로 400만원을 더 받아냈다는 것이다. 박 의원 측은 “보험사 관계자가 ‘약관상 도저히 차액을 지급할 수 없어 보상금으로 꾸몄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가 2007년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에게 정치자금 10만원 을 후원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대학 동창(서울대 법대 68학번) 사이여서 후원했다고 해명했지만 국가공무원법과 헌법재판소 공무원 규칙에 따라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동료 판사들과 룸살롱에 출입했다는 증언도 법조계 내부에서 흘러나왔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지만 이 후보자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그룹에서 물품 협찬을 받도록 지시했다는 논란에 이어 셋째 딸 이모씨의 취업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씨가 2011년 경력 조건(석사의 경우 2년 이상 근무)을 충족시키지 못했는데도 삼성물산에 채용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미국 유학을 다녀와 1년5개월간 중소기업에서 일한 게 전부였다. 삼성물산 측은 “인턴기간까지 합치면 경력을 다 채웠다고 볼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의 잦은 해외출장 의혹, 수원지방법원장 재직 시 선거법을 위반한 수원시장 비호 의혹 등 갈수록 문제가 불어나고 있다”며 “오죽하면 퇴임을 앞둔 이강국 헌재소장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겠냐”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측 인사청문특별위원인 김성태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에 나와 “위장전입 의혹 등은 도덕적으로 큰 흠결이고 법적으로도 위법이다. 우리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요청해서 무조건 통과시키진 않을 것”이라며 “소신과 양심, 상식이 통하지 않는 잘못된 행적이 있는데도 무리하게 (임명) 동의해주는 거수기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 측 박선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의 자질 논란과 관련해 “야당은 모든 일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청문회 과정 등 정상적인 절차 속에서 풀어가는 게 맞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