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87 또 사고 왜 이러나… 이번엔 비행 도중 연기 누출로 비상 착륙
입력 2013-01-16 20:29
‘꿈의 여객기’로 불리던 보잉787 드림라이너 항공기에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전 일본 야마구치를 출발해 도쿄로 향하던 전일본공수(ANA) 소속 보잉787 기종에서 비행 도중 연기가 나 긴급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탑승객 중 한 사람인 가와무라 겐이치(36)씨는 아사히신문에 “항공기가 이륙 30분 후 갑자기 하강하기 시작했고, 거의 동시에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곧 기내에서는 “기체에서 연기가 났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한다.
ANA에 따르면 조종사는 고도 1만m 상공을 날던 중 조종석 계기에 “기체 전방 전기실에 연기가 감지됐다”는 내용의 결함 메시지를 보고 악취까지 느껴 인근 가가와현 다카마쓰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조종실 바닥에 위치한 전기실에는 이륙 시 엔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에도 미국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정비 중이던 보잉787기가 배터리 문제로 인한 화재를 일으킨 바 있다.
보잉787기에서 빚어진 사고는 이달 들어서만 7번째다. 8일에는 일본항공(JAL) 소속 항공기에서 연료가 샜고, ANA 소속 항공기에서 브레이크 문제가 발생해 운항이 취소됐다. 11일에는 ANA 소속 항공기에서 윤활유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이륙 시 동력을 전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부품 관리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로가 길고 복잡한 디지털 방식을 채택했고, 이는 고용량 배터리 사용으로 이어져 화재 및 연료 누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보잉787기는 기체 대부분에 탄소 복합재를 사용, 제작 과정을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잇따른 사고를 계기로 미 연방항공청(FAA)과 일본 국토교통성도 조사에 착수했다. JAL은 보유 중인 모든 보잉787 기종에 대한 운항금지 조치를 내렸다.
2016년부터 보잉787기를 도입할 예정인 대한항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일어난) ANA나 JAL의 항공기는 보잉787-8 모델이고 우리가 도입하는 것은 787-9”라며 “아직 3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고에 대한 대책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영 한장희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