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라
입력 2013-01-16 18:35
고대 병법(兵法)에 따르면 자신의 성(城)을 지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성벽강화 등의 방어 전략과 적극적인 공격 전략이다. 후자의 경우를 놓고 ‘공격은 최선의 방어이다(The best defense is a good offense)’라는 격언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격언은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공격’의 방식이 단순한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상대 경쟁자들의 고유영역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애플을 파고드는 구글의 전략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계열로 양분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한 앱을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24개의 구글 제품이 배포되고 있는데 일단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2월에 구글이 배포한 지도 앱은 지난달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아이폰 프로그램이었다.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과 애플이 세계적인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오히려 애플의 아이폰을 위한 프로그램을 앞장서서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상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마치 미국이 자국의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무기를 중국에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구글의 이러한 의외의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이상할 것은 없다는 반응이다. 왜냐하면 구글이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넘어 애플의 고객들까지 확보할 수 있고 그 결과 구글은 더 큰 온라인 광고시장을 확보함과 동시에 더 나은 온라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이 애플의 시장에 효과적으로 파고들면서 사실상 아이폰 고객들을 잠재적인 안드로이드 고객으로 바꾸게 된다. 다시 말해 구글이 애플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애플의 심장을 파고드는 구글의 공격 전략은 한국 교회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국 교회는 적지 않은 경우 방어적 전략을 펼쳐 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대다수 교회들은 각종 이단들의 침투를 막기 위하여 각 교회의 출입구와 게시판 곳곳에 ‘출입금지’ 격문을 붙이고 같은 교회 성도들에게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열 명의 포졸이 도둑 하나를 잡을 수가 없다’고 그런 방어전략이 비기는 전략은 될 수 있어도 이기는 전략은 될 수가 없다. 마치 구글이 애플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듯 한국 교회는 본질적인 내부 쇄신을 감행함과 동시에 교회 밖의 사람들도 공감할 만한 사회 및 문화적 이슈들을 선점해야 한다. 세상에서 멀어지기보다 오히려 세상의 중심에 서야 한다. 세상의 중심으로 파고들어가는 적극적인 선교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한국 교회는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