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변신의 천재”… 안철수 출국 前 발언 뒤늦게 알려져

입력 2013-01-15 21:51


무소속 안철수(얼굴) 전 대통령 후보는 미국으로 떠나기 이틀 전인 지난달 17일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 20여명과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도 누가 대통령이 될지 정말 모르겠다. 이번에는 제가 대통령감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5년 후 시대정신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저는 변신의 천재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면 그는 지금 확고한 권력의지를 갖고 향후 정치행보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그가 ‘그림’을 완성하고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설 때는 한 번 실패한 캠프 조직을 결코 ‘재활용’하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실패한 상품에 연연하지 않는 기업가 출신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안 전 후보와 접촉이 가능한 인사는 얼마 전 미국에서 그를 만난 무소속 송호창 의원과 캠프 초기 멤버인 강인철, 금태섭 변호사 정도일 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후보 측근들 사이에는 누군가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공동선대본부장 중에는 최근 “역사의 죄인이다.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이도 있다고 한다.

안 전 후보가 2월 말 새 정부 출범 이후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측근들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터라 ‘안철수의 사람들’을 대신 출마시킬 가능성이 있다. 측근들은 그 후보군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한 인사는 15일 “재·보궐 선거가 예상되는 호남에서 민주당 대신 안 전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장하성 교수나 지역에서 활동한 이상갑 변호사 등 캠프 인사가 물망에 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 10월이나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안 전 후보와 측근들이 대거 출마하는 모양새가 더 낫다는 얘기도 한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공개될 ‘안철수와 진심캠프, 92일간의 기록’이란 제목의 백서도 인쇄만 앞두고 있다.

안 전 후보도 이메일로 원고를 받아 검토했다. 1권(활동내용 및 전문가 기고문), 2권(정책)으로 나뉘며 약 600쪽 분량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