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美 모두 적극적인 군사 개입은 꺼려

입력 2013-01-16 00:37

북아프리카의 말리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나흘째 말리의 이슬람 반군 지역을 공습했다. 중부 두엔차의 반군 사령부를 파괴했으나 건물은 이미 비어 있었다. 역공에 나선 반군은 수도 바마코에서 북쪽으로 400㎞ 떨어진 디아발리를 장악했다. 이곳은 말리 군의 병참기지가 있는 곳이다.

공군 위주의 치고 빠지기 전략을 세웠던 프랑스는 어느새 750명의 지상군을 파견한 상황이다. 앞으로 2500명까지 파병을 늘릴 것이라고 르몽드가 보도했다. AP통신은 “말리 반군을 터빈 쓴 이슬람교도라고만 생각했던 프랑스군이 중무장한 정규군 수준의 반격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잘 무장된 이슬람 반군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영국 일간 헤럴드스코틀랜드는 “프랑스가 말리에서 아프간 스타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말리 반군은 북아프리카 알카에다(AQIM)와 안사르딘, 서아프리카 지하드 연합운동(MUJAO)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AQIM은 지난해 리비아와 말리의 정규군 조직을 흡수하고 최신 무기도 확보해 알카에다 내에서도 가장 강한 전력을 갖췄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MUJAO는 “모든 프랑스인들에게 지옥의 문이 열렸다”며 “이라크 아프간 소말리아보다 더 위험한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례적으로 러시아까지 포함해 만장일치로 프랑스의 군사개입을 지지했지만 군사개입을 서두르겠다는 결의는 하지 못했다. EU는 이번주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열 예정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말리 공격은 프랑스 정부의 결정이고 우리는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의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15일 관련 논의를 위해 유럽으로 향했으나 아직까지는 수송 지원과 군사훈련관 파견 정도의 입장만 내놓고 있다. 미국은 국방비 감축과 아프간 철군 계획 때문에 새로운 전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방 국가들이 군사개입을 주저하는 가운데 나이지리아는 9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키로 했다. AFP통신은 우선 200명의 선발대를 24시간 이내 파병할 계획이라고 15일 전했다.

말리가 속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군사작전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한편 사태 격화를 우려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말리 난민은 약 15만명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