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비의 데이트 권리
입력 2013-01-15 18:08
정훈 장교로 복무하던 때 중요한 영상 제작을 위하여 외부 방송국에서 출장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 열두 시가 다 되어 작업을 끝낸 후 집에서 자고 다음날 귀대 길에 친구도 만나는 등 사적인 일도 해결했습니다. 그냥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최근 군 복무 중인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다른 장병들에 비해 더 많은 휴가와 잦은 외출과 출장 그리고 공무상 출장 중에 사적인 만남, 모자를 쓰지 않은 사진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뉴스를 타고 그에 따라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답답했습니다. 그것이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과연 뉴스감인지, 또 수많은 사람들이 연예사병을 없애라는 등의 아우성을 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특기를 살려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비단 연예인만은 아닙니다. 체육, 음악, 언어 등 많은 특기병들이 있고 그것은 유익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특정인에 대한 혜택처럼 비화되는 이런 논쟁에 군 당국자까지 나서 변명하고 또 규정 위반 징계 운운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돌에 맞을 각오를 하고 이 논란에 필자까지 끼어든 데는 이런 소모적 논쟁이 본질이 아닌 뭔가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는 유명 연예인입니다.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기에도 불편한 사람입니다. ‘그와 사귀네, 데이트를 했네’ 하는 상대방 여성도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배우입니다.
이런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사생활과 은밀한 일까지 우린 너무 소상하게 알고 싶어 하고, 알 뿐 아니라 그런 정보를 가지고 소위 뒷말에 열을 냅니다. 그리고 이것은 집단 히스테리 증상으로까지 발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쪽에서 시작된 여론몰이가 인터넷상에서는 여론 재판으로 번지곤 하는 것은 비단 이번 일뿐만은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수 비 건도 그런 것이 아닌지 염려됩니다. 이번 일에서 비가 다른 연예사병들에 비해 더 혹독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외출 중 데이트했다는 상대가 유명 여배우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표현해서 어떨지 모르지만 한마디로 속이 뒤집히는 것이지요. 너무 보이지 않는 속살까지 찌른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젠 우리는 좀 더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가수 비를 좋아할 나이는 훨씬 지났고 또 그가 누군지 잘 모르는 필자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은 특정인을 편들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너무 과민 반응하며 한 개인을 지치게 만들고 군 당국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될 뿐입니다. 모든 개인의 인권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들도 편하게 데이트를 즐기게 합시다. 필자의 아들도 군 생활 13개월째입니다. 연예사병은 물론 아닙니다.
<산정현교회>